1. 그 도구만 있으면 편하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지?

내가 처음 Obsidian으로 정착한 이유를 한 번 생각해본다. Notion은 생산성을 위해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배울 게 많아서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고, 다른 노트들은 내 마음에 차지 않았다. 그러던 중 Obsidian을 접하면서 오히려 마찰을 없앨 수 있었다.

그런데 오늘 난 또 도구탐색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.

2. 요즘 핫하다는 LLM Wiki를 구축하고

편했다. Claude Claude를 한국어 그대로 치니까 치명이 나오네 가 나의 노트들을 읽고 정리하고 내가 다른 무언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.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겼다. 나의 Things34나온다고 했는데 에 가득찬 inbox와 완료되었음에도, 혹은 해야 하는데도 일상에 지쳐서 그냥 남겨놓은 많은 To-Do를 정리할 때 쓰면 좋겠다라는 생각에, 퇴근하고 집에 오자마자 자동화 구축을 시작했다.

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는지당연하지, GTD용 MCP 서버(things3-mcp-gtd)를 찾아서 진행했다.

3. Obsidian과의 연결을 하려고 함(한 건 아님)

Obsidian에서 구축해놓은 LLM Wiki와 연결해서 Efforts 폴더의 나의 프로젝트를 things로 가져와 할 일을 관리하고, things에서 완료한 일들을 다시 노트로 작성해서 나의 지식으로 순환하도록 만든다면 노트관리와 할 일 관리를 전부 아우를 수 있는 나만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.

Obsidian 폴더로 넘어와서 Claude Code를 키고 이 둘을 합치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았다. 아차 싶었다. 와 너 정말 정곡을 찔렀어 내가 구축하려고 한 시스템은 결국 시스템을 위한 시스템인가?

Claude짜라투스트라는 말했다
합치는 게 좋은가 — 제 솔직한 판단: 아니오 (완전 병합은)
세 가지 이유, 전부 님 볼트 규칙에 근거합니다:

  1. 🛑 이게 바로 볼트가 경고하는 “정리강박 기미"입니다. 규칙 원문: “한 곳에 다 모으려는 과도한 완결성 추구”, “구조·템플릿만 반복해서 다듬을 때”. 님이 쓴 단어 “전부”(노트와 할 일을 전부 관리)가 신호등입니다. 이번 세션 내내 우린 결과물이 아니라 할일-관리 인프라를 만들고 있었어요.
  2. 실용적으로 통합이 환상입니다. 볼트는 iCloud라 모바일·회사 Codespaces 어디서나 접근. Things는 Mac 전용(네이티브 API). 그럼 “모든 걸 아는 하나의 사서"는 집 Mac에서만 작동하고, 시간의 2/3(모바일·회사)는 반쪽이 죽습니다. 이 비대칭이 병합의 명분을 깨뜨립니다.
  3. 이중 시스템 함정. E Efforts(결과물)와 Things(할일)를 관리까지 얽으면, 할 일이 두 시스템 사이로 새거나 둘 다 유지해야 합니다. 지식 정원에 생활 잡무가 흘러들어 사서의 “사고 파트너” 정체성도 흐려지고요. 볼트가 *“이 방향 경계를 흐리지 말 것”*이라 한 그 경계입니다.

그래서 되묻습니다: Things 사서를 만드는 이 작업, 창출에 실제로 기여하나요, 아니면 “완벽하게 세팅한 다음 시작하겠다"는 착수 지연인가요? Things 인박스는 4개였고, 님은 이미 모바일에서 잘 체크하고 계세요. 여기 진짜 마찰이 있나요?

4. 인간은 끊임없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

2년 전 Obsidian으로 넘어오면서 스스로에게 한 다짐이 있었다.

완벽한 도구를 찾으려는 강박으로 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.

항상 유행을 쫓아 새로운 생산성 도구가 나오면 제일 먼저 사용해보곤 한다. 그러다보면 그 도구를 완벽하게 배우고 꾸미는 데 시간을 쓰느라 정작 중요한 실행은 하지 못한 적이 많고, 내 업무 프로세스보다 도구의 기능이 더 복잡하면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느라 오히려 워크플로우가 느려진다. 그러다보면 다시 원래 도구로 회귀하는데, 단순히 회귀면 그나마 괜찮지, 회귀하면 또 적응해야 하더라.

5. 결국, 중요한 것은

도구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행동 원칙이다.

  1. 목표 중심적인 사고
    업무든 내 일상이든 Output보다는 Outcome이 중요하다. 단순히 무언가가 나오는 것이 중요하기보다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가 중요한 것이다.

  2. 차근차근, 하나씩
    무조건 복잡하고, 다른 사람들이 칭찬한다고 그 Tool이 좋은 것은 아니다. 단순하게 시작해서 정말 병목 현상이 발생하면 그때 가서 새로운 도구를 추가해도 늦지 않다.

  3. 프로세스 최적화
    도구를 바꾸기 전에 내 자체적인 행동 프로세스에 불필요한 것이 있지 않는지 생각해보자.

6. 내부감사인으로서도 반성하게 된다

감사 중 자주 하는 실수와도 일맥상통한다. Risk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통제가 생겨나면, 결국 그 통제를 관리하기 위한 또 다른 통제가 늘어난다.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는 고민이 아니라 지금 상황을 모면하려 둘러치면, 다른 곳에 새로운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다.

오늘 내가 Things에 자동화를 덧대려 한 것이 정확히 그거였다. ‘관리가 피곤하다’는 근본 원인은 그대로 둔 채, 그 위에 통제 한 겹(자동화 시스템)을 더 얹으려 한 것.

마치며…

글을 적는 동안, 회사 내부망에서 쓰기 위한 To-Do 앱을 만들려고 계획한 것을 다시 고민해봐야겠다. 엑셀이든, 간단한 To-Do 앱이든, 혹은 하다못해 메모장이더라도 내 업무 프로세스가 최적화된다면, 결국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. 나 때는 다 손으로 해써